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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영어] 블레쓔(Bless you)!

“블레쓔(Bless you)!” 오래전 미국에서 들었던 이 구절에 대한 의문을 최근에야 풀었습니다. 블레쓔는 재채기할 때마다 들은 말인데요, 미국인들은 누가 재채기를 하면 반 박자도 쉬지 않고 재빨리 이렇게 말해 주곤 했습니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낯선 사람도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건네고 닫히려는 문을 잡아 주어 신기했어요. 실제로 미국식 예절의 기본은 서로를 되도록 평등하고 친밀하게 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의 재채기에까지 리액션을 해 주다니 놀라웠어요. 이 말을 안 하면 큰일 난다는 듯 꼭 했죠.   무슨 말이지? 놀리는 건가? 재채기를 흉내 내나?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사람은 “Thanks”라고 답하는 거예요. 물어봤더니, 상대방이 “Bless you”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May God bless you”를 줄인 것으로, ‘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하라’는 뜻이래요.   이 말이 제게 마치 재채기 소리처럼 들린 이유는 bless의 /s/와 you의 /y/소리가 빠르게 말할 때 합쳐져 입천장소리인 [?]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레스 유’보다는 ‘블레쓔’처럼 들리죠. 우리말의 ‘굳이’가 ‘구지’로 발음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흔히 “Nice to meet you”와 “I miss you”의 끝부분이 ‘츄’와 ‘쓔’처럼 발음되는 것도 같은 현상입니다.   대부분 “Bless you”를 건강을 기원하는 덕담 정도로 알고 있지만, 기원은 다양합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 시대에 초기 증상이 재채기라고 믿었대요. 그래서 교황이 축복을 빌어 준 일에서 비롯됐다고도 하고, 재채기할 때 심장이 멎거나 악마가 들어갈 수 있다는 미신이 있어 이를 막으려고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정작 콜록콜록 기침을 하게 되면 이 말을 해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상하고 야박하다 싶었죠. 재채기(sneeze)엔 덕담하면서 기침(cough)은 기피하다니요!   하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재채기에만 축복을 빌며 호들갑 떠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재채기 정도라면 얼마든지 건강을 기원해 줄 수 있죠. 하지만 기침하는 단계라면 덕담이고 뭐고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독한 바이러스를 나눠 갖게 되면 큰일이니까요. 의문은 풀렸지만 직접 겪어 알게 되다니 슬픕니다.   부디 코로나가 재채기 몇 번으로 끝나서 “블레쓔”라고 말하고 “땡큐”라고 답하는 날이 얼른 오기를. 길어지는 코로나 터널 속에서 소망해 봅니다. 채서영 / 서강대 영문학과 교수별별영어 재채기 소리 코로나 터널 덕담 정도

2022-01-31

[열린 광장]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터널

벌써 2년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각국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가을쯤이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가을이 지나고 또 한번의 가을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 코로나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코로나와의 2년이 물리적으로는 긴 세월이 아니지만 느껴지는 무게에 있어서는 한없이 엄중한 시간이었다. 이쯤에서 한번 복기해 보는 것도 앞으로의 현명한 대처를 위해 좋을 듯하다.     코로나가 인간 세상에 침투하면서 처음 발생한 중국에서 엄격한 통제가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초기 감염자의 동선이 모두 추적, 발표돼 사생활까지 노출되는 것을 보면서 국가가 이렇게까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권리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국가가 그렇게 통제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방역에 협조해 곧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이성을 믿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가 만든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또 백신이 나온 후 1년간의 대처 과정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의 상황이 코로나를 엄격히 통제하는 나라보다 못한 것 같다고 자조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마음이 간다. 미국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알래스카주 주민 수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사라졌다. 코로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비즈니스는 아직도 많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마스크에 갇혀 마음껏 숨을 쉬지도 못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안, 혼란 등으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 있다.   미국의 1일 확진자가 다시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유럽과 한국도 확진자, 중증 입원자, 사망자 모두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델타 변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변이 오미크론은 남아공에 이어 캐나다, 유럽 각국에서 발견됐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가 긴장하고 서로의 왕래를 통제하며 다시 빗장을 걸고 있다. 이런 것들은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나온 지 거의 1년이 지난 후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 수는 발생 첫 해보다 백신이 나온 후 1년이 더 많다고 한다.   지금은 늦은 것 같지만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면 집단 면역이 생겨 코로나로 인한 혼란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2차 접종을 마치고 다시 시작한 영어 수업에서 수강생들의 3차 부스터샷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백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계속적인 주장에 영향을 받아 생긴 불신과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1, 2차 접종으로 항체가 충분이 생겼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바른 사고를 하기 위한 우리의 판단을 방해하고 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변이가 수퍼 파워를 가지고 계속 등장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주와 단체들도 있다.  지금은 개인의 자유가 먼저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현실이 엄혹하다. 방역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조하는 것만이  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최선의 방법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열린 광장 코로나 터널 코로나 터널 코로나 확진자 코로나 때문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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